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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자니간 자리

2010. 7. 26. 06:43 |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온 세계가 기상이변으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어김없이 장마는 찾아왔습니다. 매년 여름휴가 전에 통과 의례처럼 태풍과 장마를 경험하면서 어떤 사람들에게는 한숨과 시련의 상처로 남고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성하(盛夏)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처럼 다가옵니다. 그러나 첫눈이 내리기 때문에 겨울이 더 아름답듯이, 천둥 번개 치는 한 여름의 장마가 있어 여름이 더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천둥 번개소리에 가슴을 조이던 어린 시절에는 먹구름으로 드리워진 하늘이 무서웠고, 흙탕물이 큰 강을 이루며 흘러가는 그 모습과 집과 가축과 흙탕물에 휩쓸려 가는 것을 안타까움으로 지켜보는 어른들의 모습 속에서 자연의 무서운 힘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번개가 칠 때마다 죄 많은 내 가슴을 향해 불을 던지는 것 같아 이불 속에서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어릴 적 철없는 소년의 심정으로 하늘을 바라봅니다. 푸르고 넓기만 하던 하늘이 어느새 먹장구름으로 변하고 천둥번개 소리로 가슴을 진동시키는 자연 앞에 인간은 오만해질 수 없습니다. 천둥번개 소리가 다시금 자연의 힘과 인간의 연약함을 깨닫게 합니다.

여름 장마는 많은 피해도 주지만 생태계를 활력 있게 만들어주는 청량제 역할을 합니다. 봄에 파종한 곡식들이 한 여름 뜨거운 태양 아래 잘 자랄 수 있는 수분을 공급해 주고, 비바람을 불어서 식물들이 물먹은 땅에 뿌리를 잘 내리도록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바다는 태풍과 장마로 큰 물결이 일어 깊은 곳에 있는 물이 수면으로 올라오도록 순환을 시켜줍니다. 장맛비에 애써 심은 곡식이 다 뽑히고 물에 휩쓸려 갈 것 같지만 장마 뒤에 살펴보면 더욱 그 뿌리를 단단히 내리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사나운 천둥과 번개가 몰아치고 장대비가 쏟아져야 인간도 고개를 숙이고 겸손해 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장마가 몰고 온 폭풍우가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오늘도 장대비가 내리고 있건마는 산의 나무와 들판의 이름모를 들꽃도 초연하게 장맛비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결코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서 있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들도 자연의 섭리를 이해하는 듯 온 몸을 맡기고 있습니다. 이름모를 산새는 언젠가는 그칠 장맛비를 피해 바위틈에서 몸을 뉘이고 있나 봅니다. 아마 모든 생물들이 시련과 고통을 통하여 더 튼튼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성장할 소망으로 가득하게 보입니다. 한 여름 장맛비에 꽃과 나무와 새들도 자연의 가르침 속에서 삶의 인내를 배우는 듯 덤덤히 서 있습니다.

이것이 자연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진리입니다. 우리 인생의 여름에도 폭풍우가 몰아치고 장대비가 하염없이 휘몰아칩니다. 폭풍우 없는 인생은 없습니다. 누구의 인생이건 폭우가 내리고, 그럴 때면 고통스럽고 삶이 힘들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문제는 어떻게 장마를 대비하고 폭풍우를 이겨내느냐 하는 것입니다. 두려워서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외면한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고 감당해야 하는 것이라면 만반의 대비를 갖추고 기다릴 수 있는 삶이 되어야겠습니다. 폭우를 견딜 수 없는 꽃은 열매를 맺지 못하고, 폭우 속에서 뿌리를 더욱 단단히 땅에 고착시켜야만 풍성한 생명을 얻듯이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사람이 생을 살아가면서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만 맞으며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따스한 햇살을 맞기 위해서는 혹한의 추위도 견딜 수 있어야 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살기 위해서는 뜨거운 폭염의 시간도 견뎌야 합니다. 지금은 힘들고 고통스러울 지라도 이 순간이 더 풍성한 삶을 위한 준비요 소망을 가꾸는 시간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삶을 고달프게 하는 인생의 장마가 지나가면 그 만큼 더 풍성한 삶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지난 태풍과 장마를 견딘 나무와 풀들이 승리의 함성을 발하기라도 하듯이 오늘따라 더욱 싱그럽고 푸르게 보입니다.

또한 이번 장마로 어려움을 당한 분들에게 하나님의 특별하신 위로가 임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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