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 김포한강4로 278번길 7-15(석모리 882-2) 교회 031-996-9100 목사님 010-2500-2004 e-mail : jaekimpst@gmail.com 선교후원 : 농협 301-0068-4817-81
소망지기

태그목록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2008. 9. 25. 20:26 |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여성들이 사용하는 화장품은 크기에 비해 가격이 상당히 비쌉니다. 그 비싼 화장품을 아까운 줄도 모르고 그 넓은(?) 얼굴에 날마다 바르는 것을 보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성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어떤 여성들은 굳이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해 화장하는 것이 아니라 화장은 여성의 일부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무튼 사람은 자신을 가꾸고 싶어 하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외모에 자신감을 가질 때 삶 속에서도 의욕이 일어나는 가 봅니다.


윤미라씨가 쓴 ‘그릇을 닦으며’ 라는 시가 있습니다.

어머니// 뚝배기의 속 끓임을 닦는 것이/ 제일 힘든 일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차곡차곡/

그릇을 포개 놓다가/ 보았어요.// 물때 오른 그릇 뒷면/ 그릇 뒤를 잘 닦는 일이/ 다른 그릇 앞을/ 닦는 것이네요.// 내가 그릇이라면/ 서로 포개져/ 기다리는 일이 더 많은/ 빈 그릇이라면/ 내 뒷면도 잘 닦아야 하겠네요.// 어머니// 내 뒤의 얼룩/ 말해주세요.


사람들은 서로의 앞모습을 바라보고 사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모습을 가꾸기 위해 거울 앞에서 화장을 하고 옷매무새를 단정하게 하며 자신의 앞모습을 가꾸는데 온갖 정성을 다합니다. 심지어 앞모습을 더 잘 꾸미기 위해 성형수술을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시인은 설거지를 하면서 새로운 사실 하나를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설거지를 해 놓고 보니 그릇의 뒤가 다른 그릇의 앞이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물 때 오른 그릇 뒷면 그릇 뒤를 잘 닦는 일이 다른 그릇 앞을 닦는 것이네요.’


어쩌면 사람의 관계란 서로의 앞모습을 바라보고 사는 일보다는 나의 뒤와 너의 앞이 서로 포개져 사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머물던 자리에 누군가가 다시 찾아오고, 네가 서 있던 자리에 다시 내가 그 자리에 서게 되는 것. 그래서 앞모습이 아름다운 사람보다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더 좋은 것이 아닐까요? 어쩌면 그릇의 안은 우리 마음이요, 그릇의 뒤는 우리의 생활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그릇의 안쪽(마음)을 잘 닦았다 하더라도 그릇 뒤쪽(생활)이 더러우면, 그 그릇(사람)은 제대로 닦여졌다 할 수 없습니다. 또 그릇의 뒤쪽을 잘 닦았다 하더라도 그릇의 안을 닦지 않았다면, 그 그릇은 온전히 닦여진 것이 아닙니다. 그러기에 그릇의 안과 밖은 하나요, 사람의 마음과 생활은 하나입니다.


세상에는 나 혼자만 존재할 수도 없고 살아갈 수도 없습니다. 퍼즐처럼 저마다의 색깔과 모양으로 한껏 어우러진 모습이 우리의 인생이라고 한다면 그릇의 안과 밖, 내 앞모습과 뒷모습, 내 마음과 생활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 만족스런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외적인 것에만 너무 많은 관심을 쏟고 살아 왔습니다. 사람의 눈만을 의식하고 살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우리의 뒷모습입니다. 잠시 사람의 눈은 속일 수 있고 가릴 수 있겠지만 우리의 속마음은 숨길 수 없습니다. 보이는 앞모습과 함께 보이지 않는 뒷모습도 까지도 아름답다면 그 사람은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지금 서 있는 모습도 아름다워야 하지만 우리의 떠난 자리도 아름답게 만들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릇을 닦는 마음으로 우리의 뒷모습도 앞모습처럼 아름답고 깨끗하게 닦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목회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실의 시대’를 사는 지혜  (0) 2008.11.27
입의 30초가 30년을 바꾼다.  (0) 2008.08.27
강아지 똥의 행복  (0) 2008.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