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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에서도 꽃은 핍니다.

2009. 3. 20. 20:30 |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우리의 인생은 때때로 황무지 같은 광야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건강으로 인하여, 경제적 궁핍으로 인하여, 풀 수 없는 복잡한 인간관계로 인하여 황무지 같은 상황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황무지라고 해서 항상 절망과 낙심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황무지에도 오아시스는 있고 꽃들을 피울 수 있습니다.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갖고 있는 의지의 문제입니다.

 

세계 역사상 교회 음악 작곡가들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요한 세바스챤 바하’ 일 것입니다. 그는 황무지 같은 가정환경 속에서 장미꽃 같은 아름다운 음악 작품을 남겼습니다. 그의 음악은 황무지에 핀 아름다운 한 송이 꽃과 같습니다. 그야말로 그의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그의 부모는 어릴 때 돌아가셨습니다. 그를 키워준 형이 있었지만 형은 자기가 먹여 살려야만 되는 동생을 몹시 미워하였다고 합니다. 마리아와 결혼하였지만 일곱 자녀를 낳고 바하가 레오폴드 후작과 연주 여행을 떠난 사이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바하가 집에 돌아 왔을 때는 이미 장례식까지 끝난 뒤였습니다. 다시 결혼하여 11명의 아들과 9명의 딸을 두었지만 그 중 10명의 자녀가 어려서 죽었습니다. 자식이 자신보다 먼저 죽는 모습을 본 아버지의 마음은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습니까? 한 사람도 아니고 열 자녀가 먼저 갔습니다. 그의 자녀 가운데는 정신박약아가 있었습니다.

 

노년에 자신도 앞을 보지 못하는 장님이 되고 말았고 뇌일혈로 쓰러져 반신불수까지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것도 아니었습니다. 둘째 부인 안나 마크달레나가 1760년2월 27일에 죽었을 때 장례 치를 형편이 못되어 장례식은 빈민구제를 위한 조치로 치러졌을 정도입니다. 참으로 황무지 같은 환경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처절한 환경 속에서 작곡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영혼을 완전히 사로잡을 만큼 웅장하고 장엄한 찬양과 경배와 감사의 노래들, 그야말로 불후의 명작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는 늘 말하기를 "모든 음악의 유익한 목적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보내고 사람에게 즐거운 감정을 솟아나게 하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음악의 근원은 하나님께 있다고 믿었고 음악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쓰지 않으면 안 된다고 믿었습니다. 그는 정직하게 그리스도는 자신의 구주인 것을 고백하며 황무지 같은 자신의 인생 속에서도 그리스도의 힘을 힘입어 장엄하고 경건한 음악의 꽃을 피웠습니다. 그는 자신이 작곡한 칸타타나 오라토리오의 마지막 부분에 항상 “S. D. G”라는 글자를 적어 놓았다고 합니다. 이것은 "오직 하나님의 영광만을 위하여"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의 첫 번째 글자들입니다. 그리고 오르간 연주만을 위한 작품들의 첫 부분에는 “I. N. J” 즉 "예수 이름으로"라고 적어 놓았다고 합니다. 현대 음악의 아버지라고 일컫는 바하의 가문에는 약 200년 동안에 걸쳐 저명한 음악가 50여명이 나왔다고 합니다.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겨우내 얼어붙은 땅 속에서도 봄을 맞이하는 준비의 소리가 시작되었습니다. 생명은 강합니다. 비바람은 물론이고 추운 겨울도 이기고 굳어진 대지도 뚫고 나옵니다. 이제 우리가 우리의 광야 같은 환경을 극복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눈으로 보고 느끼기에는 생명이 없는 것 같고 살 수 없는 땅 같지만 그곳에서도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고난을 통해서 더 성숙하고, 아프기 때문에 남을 더 이해할 수 있고, 힘든 시간을 통과했기에 인생을 그 만큼 더 살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는 봄에는 광야 같은 우리의 인생길에 아름다운 꽃이 만발하게 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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